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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불씨, 남한에서 함께 피웁니다”(센터 신문기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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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관리자
작성일 12-03-12 17:40 조회 4,300 댓글 0
 

(사)탈북민자립지원센터  / 탈북민현황자료

동병상련이라고 하지 않던가. 깊이 다치고 아파본 사람만이 같은 처지의 아픈 사람을 더 잘 끌어안을 수 있는 법이다.
말끔한 정장차림에 사람좋은 웃음을 짓는 강철호 탈북민자립지원센터장(42·사진)에게선 12년 전 북을 건너오면서 겪었을 험난한 역경이 느껴지지 않았다. 얼핏 섞여 들리는 함경도 억양을 제외하곤 그는 이미 남한사람과 진배없어 보였다.


“한국사회를 제대로 몰라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들에게는 같은 처지의 탈북민만큼 좋은 스승도 없습니다. 이들이 진짜 가려워하는 부분이 어딘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제대로 알고 돕기 위해서는 우리같은 단체가 사회의 한 역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8년 7월 문을 연 탈북민자립지원센터(양천구 신정동 소재)에는 (사)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이하 통준회), (사)탈북문화예술인 총연합회, (사)탈북여성인권연대 등 탈북민 관련 단체들이 모여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내려온 탈북민들의 자립은 물론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자 자립지원센터와 새터교회도 함께 꾸려졌다.


이곳 센터를 이용하는 탈북민은 어림잡아 1000여명. 탈북민 2만여명 시대를 앞두고 그 수가 가히 적지만은 않아 그들만의 소통의 장이 무엇보다 필요하던 터였다.


탈북민자립지원센터는 먼저 남한으로 내려온 탈북민들이 정부에서 받은 정착 지원금을 모은 돈으로 센터를 마련해 의미를 더했다. 현재도 각 단체에서 활동 수익을 십시일반 모아 센터 운영에 보태고 있다. 자립지원센터부터 스스로 바로 서 탈북민들의 ‘자립(自立)’을 돕겠다는 생각이다.


센터에서는 교육 위주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탈북민들을 위한 눈높이 직업교육과 법무사·노무사들이 참여하는 전문 상담도 이뤄지고 있다. 북을 떠나오며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겪은 탈북민들의 정서불안 해소를 위해 웃음치료와 화분가꾸기, 심리상담 등도 마련됐다. 탈북민들의 창업 및 기업판로 확대를 위해 각종 사업들도 병행돼 지난해 8월에는 여성 탈북민을 대표로 한 번듯한 의류사업체도 운영을 가동했다. 15명의 탈북민이 이곳에서 새로운 직업을 얻었다.


30명의 탈북민가정 초·중학생 자녀들이 센터 내 어린이공부방을 찾아 영어, 수학, 레크리에이션 등의 방과후 수업도 하고 있다. 협소한 공간이 아쉬울 만큼 공부방의 인기는 학업에의 열기를 대신한다.


“탈북민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문화와 사상적 이념 차이입니다. 북한의 사회주의가 몸에 밴 탈북민들이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죠. 정부와 각 지자체가 탈북민 정책을 끊임없이 내놓고는 있지만 우리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해 번번이 한계에 부딪히곤 합니다.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지 못해 탈북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생기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거죠.”


강 센터장은 정부의 탈북민 정책 실패의 원인을 ‘이해의 깊이’에 있다고 꼽았다. 탈북민 교육은 꼭 한국 사람으로 인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부터가 편견이라는 설명이다.


북에서 고등 교육을 받았거나 고위층 관계자로 있던 탈북민부터 남한에 와서 석·박사의 교육을 이수한 인재들도 많은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탈북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인지,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이해를 높일 수 있을지 먼저 남한에 정착해 있는 탈북민에게 교육을 맡기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인재 발굴과 탈북민들의 취업문 확대에도 한 몫을 할 것이라고 강 센터장은 덧붙였다.


단순히 탈북민 교육 뿐 아니라 자치구 행정의 탈북민 관련 업무에도 이들의 역할이 주어진다면 그들의 고충을 더 잘 파악하고 정책 실패로 인한 불필요한 소모는 막을 수 있지 않겠냐는 얘기다.

“우리 센터는 탈북민들이 직접 우리의 손으로 꾸리고,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초 순수 탈북민 센터입니다. 여러 곳에서 탈북민 복지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같은 환경에서 살아왔고 같은 어려움을 겪으며 남한으로 온 우리만큼 탈북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곳도 없겠지요. 아픔도 어루만지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함께 이야기하며 다시 한 번 잘 살아보기 위해 서로가 힘이 돼주는 곳이 여기 센터입니다.”


강 센터장은 올해 탈북민을 위한 운전면허 지원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취업을 위해서는 운전면허는 필수더라고.


또한 탈북어르신들을 위해 직업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취직이 안 돼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좌절감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어르신 단체를 만들어 활성화시킬 방안도 모색 중이다. 통일 후 남한에서 배운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북의 가족·이웃들에게 전수할 수 있게끔 탈북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문 교육도 마련할 예정이다.


“통일이 되면 지금 탈북민들이 겪는 혼란과 어려움을 고스란히 남한사람들도 겪게 될 것입니다. 환경이나 이념,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저희처럼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평양예술단이 북한문화를 공연으로 보여줌으로써 이해의 폭을 조금씩 넓히듯 따뜻한 시선으로 저희를 지켜봐주세요.”


센터를 꾸리면서 강 센터장이 겪었던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은 “너네끼리 모여서 뭘 하겠냐”던 말 한마디였단다. 이제 탈북민자립지원센터를 통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그들로부터 시작되는 리그’를 기대해 본다. 

 

강혜미기자(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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