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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 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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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창룡
김창룡
작성일 16-06-28 09:23 조회 2,886 댓글 0
 
 
“엄마 어디야? 오늘 학교에서...”

휴대폰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아들애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울려나온다.

뭔 기분 좋은 일이 있는지 아들은 학교에서 있은 일을 신나게 전하며 “엄마, 사랑해요~” 하고 여운을 남긴다.

“사랑해요!”

오늘따라 이 말이 왜 이리 기분 좋게 들릴까?

아니, 왜 이리 마음 찡~하게 울려주는걸까?

초등학교 4학년생인 아들은 2002년에 대한민국에 입국 한 후 낳은 정말 귀하고 귀한 나의 보물 1호다.

나이 40에 출산이라 주변에서 노산이요, 건강이요 하면서 걱정도 많았지만 고맙게도 아들은 2.8키로의 건강한 아이로 세상에 태어났다.

지금까지 별로 아프지도 않고 탈도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들을 볼 때마다 세상천하를 얻은 것 같이 뿌듯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 이유는 뭘까?

사는 게 바빠서 11개월 때부터 아직 문도 열리지 않은 어린이집을 지켜 섰다가 선생님한테 떠밀듯이 맡기고 종종 걸음치고 저녁시간에도 맨 마지막 원아로 어린이집을 떠나서 아들에게 이 엄마는 항상 미안하고 죄스러운 사람이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7년을 그렇게 마쳤고 아파트단지 앞 초등학교로 들어가는 날에는 문득 두려움이 생기게 한 것도 아들이었다.

요즘 세상에 아무리 결혼연령이 늦어진다 해도 사실 나 같은 엄마는 얼마 안 된다.

아들이랑 같은 또래 애들의 손을 잡고 학교정문으로 들어서는 학부모들은 얼핏 보기에도 한창 나이의 젊은 학부모들이다.

거기에 비하면 나는 분명 마음만은 젊은, 그들과는 다른 세대이다.

이런 엄마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이해해서인지 아들은 공부도 잘하지만 동네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찬구들과 잘 어울리는 둘도 없는 나의 사랑동이로 커가고 있다.

우리 아들 성장의 에너지는 사랑이다.

사랑을 먹고 살고 사랑을 키우며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사랑을 꿈꾼다.

내 아들이 태어난 대한민국은 이렇게 '사랑'이라는 언어를 사랑하는 나라다.

그렇다고 내가 처음부터 '사랑'이란 말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은 것은 아니었다.

땅도 메마르고 인심도 각박하고 날씨마저 추운 저 윗동네가 고향인 나에게 '사랑'이란 단어는 남의 눈치를 보면서 조용히 입속으로 뇌이는 속삭임 같은 거였다.

하지만 이제는 서울생활 13년, 난 대한민국 사람이 다 된 것 같다.

그렇게도 입안에서 뱅글뱅글 나오길 저어하던 '사랑'은 수시로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내가 제일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나의 사랑의 전부는 아들이다.

나는 하늘만큼 땅만큼 아들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랑한다.

왜냐하면 이들을 이야기할 때 '사랑'을 빼놓으면 한마디로 말이 안 되니까...

한국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랑은 드라마에서도, 노랫가락에서도 심지어는 사람들의 입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흘러나온다.

“사랑합니다.”

참 좋은 말이다.
들을 때도 좋지만 누군가에 들려주면 더더욱 좋다.

'사랑'에 목마른, '사랑'에 굶주린, '사랑'에 인색한, '사랑'을 모르는 고향의 부모형제와 친구들에게 원 없이 들려주고 싶은 '사랑', 사랑이라는 단어를 나는 사랑한다.

나를 낳아준 내 부모님에게조차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마음껏 하고 싶고 사랑하는 동생과 보고 싶은 친구들에게도 단 한번이라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유 없는 사랑, 조건 없는 사랑, 주고받는 사랑, 그 어떤 사랑도 사랑은 좋은 것이란다.

가을이 무르익는 낙엽을 밟으며 나는 아들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엄마. 사랑해요.”

“아들, 엄마도 우리 아들 너무너무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사랑을 먹고 사랑을 하며 사랑 속에 커가는 우리 아들, 나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아들과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단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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